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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3월 주체적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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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축의 시대

    글쓴이
    카렌 암스트롱 저
    출판사
    교양인
    평균
    별점 4(19)
    가격
    28,80010%
    선진시대 '백화제방'이란 표현이 중국의 사상사적 황금기를 가리킨다. 유가, 도가, 법가, 묵가 등 현재까지 중국철학사를 틀지우는 다양한 학파의 사조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단지 중국만의 특성은 아니었다. 만약 시선을 중국 대륙을 벗어나 전지구적 차원으로 넓힌다면 야스퍼스가 정의한대로 '축의 시대(Axial Era)'에 걸맞는 보편적인 지성과 영성의 발현을 목격할 수 있다. 축의 시대는 대략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200년까지 인도의 불교,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중국의 제자백가, 히브리인들의 종교학 등 세계의 주요 종교와 철학이 탄생한 인류사의 가장 경이로운 시기를 지칭한다.
  2. 러셀 자서전 (하)

    글쓴이
    버트런드 러셀 저
    출판사
    사회평론
    평균
    별점 4(6)
    가격
    13,50010%
    러셀은 일생동안 4번 결혼한다. 1894년 앨리스와 결혼한 러셀은 1911년에 이혼하고 1921년 두번째 부인 도라 블랙과 재혼하여 아들 존과 딸 케이트를 얻는다. 《러셀 자서전(하)》는 부모로서, 교육자로서의 러셀의 면모를 살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러셀의 철학적 강점은 무엇보다도 논리학과 수학, 의미론에 있지만 이 자서전을 읽어보니 러셀의 교육론과 교육철학도 오늘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참고로 러셀의 세번째 부인은 패트리셔 스펜스이고, 그의 나이 여든에 취한 네번째 부인 이디스 핀치는 그와 서른 살 이상 나이차가 난다고 한다.
  3. 러셀 자서전 (상)

    글쓴이
    버트런드 러셀 저
    출판사
    사회평론
    평균
    별점 4(8)
    가격
    13,50010%
    내가 비교적 주목하고 싶은 생애는 러셀의 케임브리지 시절이다. 러셀은 1892년에 케임브리지 대학의 비밀단체인 '소사이어티'그룹의 회원으로 뽑혔는데 러셀은 당시 회원들의 축하편지를 소개하고 있다. 훗날 러셀만큼 명성을 떨칠 소사이어티 멤버들에 대한 소개도 매우 인상적이다. 예컨대 크롬프턴 데이비스, 엘리스 맥태거트, 무어, 리턴 스트레이치, 존 케인스, 조지 트리벨리언 등이 그러하다.
  4.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글쓴이
    강상중 저
    출판사
    이산
    평균
    별점 4(5)
    가격
    10,80010%
    자아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문제는 근대성이라는 커다란 틀 내에서 제국주의나 식민주의의 문제, 자문화중심주의로 대변되는 문화본질주의와 타자를 배제하는 분열의 경험과 직결된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어법을 빌린다면 근대성은 서구의 오리엔탈리즘과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다. 도쿄대 교수인 강상중은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이산, 1998)에서 타자성의 포괄적인 문제를 근대문화비판의 틀에서 다루면서 구체적으로 제국 중심적인 문화의 표상과 주변적이고 탈중심적인 문화의 표상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저자는 베버, 푸코와 사이드의 담론 비판에 근거하여 근대성과 제국주의·식민주의를 다루고 있다.
  5. 정조의 비밀편지

    글쓴이
    안대회 저
    출판사
    문학동네
    평균
    별점 4(59)
    가격
    7,92010%
    2009년 2월 9일의 일이다. 역사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군왕의 막후정치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건이 공개되었다. 바로 심환지에게 보낸 6첩 297통의 비밀편지인 『정조어찰첩』이다. 정조는 1796년 8월20일부터 1800년 6월15일까지 4년 동안 노론벽파의 영수 심환지(1730-1802)와 밀찰을 주고 받았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판은 고금을 통틀어 한결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심환지가 누구인가. 그동안 정조를 독살했다고 의심되는 막후 원흉이 아닌가 말이다. 이처럼 사료의 발견은 왕왕 역사적 사실이나 상식을 뒤집는 계기가 된다. 『정조어찰첩』의 내용은 『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와 『일성록』과 같은 공식 사료의 진실성에 의문을 던지고 기존의 정조독살설을 뒤집는 강력한 증거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어찰을 통해 정조의 노련한 정치가로서의 모습과 더불어 다혈질적인 개성을 지닌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6. 중국을 읽다 1980-2010

    글쓴이
    카롤린 퓌엘 저
    출판사
    푸른숲
    평균
    별점 4(16)
    가격
    22,50010%
    책을 펼치면 눈부신 변화를 겪은 중국의 30년을 담은 사진들이 나온다. 1980년대 이전의 중국과 각각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시대순으로 급변하는 중국의 풍광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인상적이다. 80년대 이전의 중국은 마오쩌둥의 신화와 문혁의 실패로 얼룩져 있다. 행복해 보이는 농민가족의 연출 사진과 마오가 천안문 광장에 모인 홍위병을 사열하는 모습이나 홍위병 운동을 지지하는 저우언라이 총리 모습도 보인다. 1980년대를 반영하는 사진은 중국 현대미술사의 전위운동의 효시로 분류되는 <나의 아버지>란 작품을 시작으로, 정확히 같은 위치에서 상해 항을 찍은 1984년도와 2002년도 사진의 대조적인 모습이 충격적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이 가져온 중국 경제의 비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사진들이다. 시인 베이다오가 쓴 천안문 광장의 대자보 사진은 경제 성장이 불러온 정치적 민주화의 바람을 대변하고 있다. 1990년대를 반영하는 사진으로 여배우 공리의 모습과 중산층 엄마가 아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 그리고 한참 건설 중인 상해 고층빌딜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2000년대를 반영하는 사진은 모두 컬러사진인데 사천성 대지진의 참상과 올림픽 선수촌 건설 현장이 나오고, 북경 모터쇼나 우주센터처럼 중국 경제와 과학의 첨단을 반영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7. 판도라의 도서관

    글쓴이
    크리스티아네 인만 저/엄미정 역
    출판사
    예경
    평균
    별점 4(23)
    가격
    16,1505%
    &#65279;G동네 언덕 꼭대기에는 남들은 좀처럼 찾지 못하는 자그마한 도서관이 있다. '판도라의 도서관'. 바그다드 카페 풍으로 솟아오른 도서관인데 주변의 숲과 안개로 인해 기묘하고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넘쳐난다. 책과는 담을 쌓은 나들이족이나 연인들, 연예인 가십으로 수다 떨길 좋아하는 치들은 결코 알아채지 못하는 비밀의 장소다. 그래, 보르헤스의 도서관처럼 이성과 논리만으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그런 낭만과 광기의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판도라 도서관은 여성 전용 도서관이다.
  8. 조선의 백과사전을 읽는다

    글쓴이
    이철 저
    출판사
    알마
    평균
    별점 4(22)
    가격
    16,20010%
    《조선의 백과사전을 읽는다》는 이수광의 《지봉유설》과 이익의 《성호사설》을 토대로 조선 중기의 문화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내용들을 편집한 책이다. 조선에서 이수광과 이익의 위치는 18세기 서구 계몽시기 디드로와 볼테르 같은 백과사전파를 연상케 한다. 동양의 '백과'는 사물과 지식을 그 속성에 따라 분류해 기록한 유서(類書)에 해당한다. 중국에서는 전국시대 여불위가 편한 《여씨춘추》가 가장 오래된 유서이고, 조선에서는 명종 때 어숙권이 편한 《고사촬요》가 가장 오래된 유서에 속한다. 그런데 《지봉유설》이 유서가 아니라 유설(類說)인 까닭은 편자의 의견을 덧붙였기에 그렇다. 저자는 이 두 조선시대 백과사전의 내용을 크게 자연, 풍속, 역사, 학문, 박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9. 창조의 순간

    글쓴이
    마거릿 A. 보든 저
    출판사
    21세기북스
    평균
    별점 4(3)
    가격
    22,50010%
    창의성을 연구하는 학문은 크게 현실주의 접근법과 낭만주의 접근법이 있다. 현실주의 접근법의 최첨단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컴퓨터 창의성 모델이고, 낭만주의 접근법은 '그 나물에 그 밥'인채로 정체된 상태다. 영국의 인지과학자 마거릿 보든은 《창의성의 순간》에서 창의성에 대한 컴퓨터모델에 근거하여 인간의 창의성이란 무엇인지 규명하고 창의성의 종류 및 그 기능들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컴퓨터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기반한 계산주의 심리학의 입장에서 인간 지성의 창의성을 이해하고 기계에 창의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고찰한다.
  10. 나는 세계의 배꼽이다!

    글쓴이
    살바도르 달리 저
    출판사
    이마고
    평균
    별점 4(11)
    가격
    16,20010%
    달리는 자신의 소명을 '구원자'라는 뜻의 이름 살바도르에 걸맞게 공허한 현대회화를 구원하는 일로 매김했다. 이런 달리의 예술관은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리비도 학설의 영향이 컸다. 달리 스스로 ‘편집증적 비판 방법’이라 부르던 그의 예술 철학은 비합리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오브제를 사용하여 착란적인 무의식 세계를 드러냈다. 다시 말해서 달리는 그의 유년시절부터 자리잡은 다양한 공포와 매혹의 오브제들을 사용하여 기계적인 것, 합리적인 것, 이성적인 것, 일상적인 것에 대한 무정부주의적 저항을 재현했다.
  11. 평등이 답이다

    글쓴이
    리처드 월킨슨 외 1명
    출판사
    이후
    평균
    별점 4(13)
    가격
    18,90010%
    《평등이 답이다》(이후, 2012)의 저자인 리처드 윌킨슨과 케이트 피킷은 부유한 국가 23개국과 미국 50개주를 대상으로 소득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과 사회문제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역학조사했다. 역학조사는 원래 질병 발생의 원인과 변화추이를 연구하는 의학적 방법인데 저자들은 이를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사회과학 방법론에다 접목시켰다. 이를 그래프에 나타내면 가로축(x축)은 소득불평등을, 세로축(y축)은 건강과 사회문제를 나타낸다. 그래프가 좌하우상의 모양새라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건강문제나 사회문제가 더 널리 퍼져있다는 소리다. 저자들은 건강문제와 사회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인들 가운데 소득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12. 대통령의 결단

    글쓴이
    닉 래곤 저
    출판사
    미래의창
    평균
    별점 4(42)
    가격
    13,50010%
    미국의 저널리스트 닉 래곤의 《대통령의 결단》(미래의 창, 2012)에서 내가 감동받은 것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역사적 결단이 아니라 이들 대다수가 엄격한 헌정주의자이고 열렬한 연방주의자였다는 사실에 있다. 책은 세계의 역사를 바꾼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13가지 결단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의 헌정 준수의 이념에 놀랐다. 저자가 소개한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13가지 중요한 정치현안들은 다음과 같다. 토머스 제퍼슨의 루이지애나주 매입, 에이브러햄 링컨의 노예제도 폐지, 테디 루스벨트 의 파나마운하 건설, 우드로 윌슨의 국제연맹 설립 추진,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무기대여법 제정, 해리 트루먼의 원자폭탄 투하, 해리 트루먼의 맥아더 장군 해임, 존 F. 케네디의 아폴로 프로젝트, 린든 존슨의 민권법 제정, 리처드 닉슨의 죽의 장막을 연 노련한 외교술, 제럴드 포드의 닉슨 사면, 로널드 레이건의 ‘악의 제국’ 발언, 버락 오바마의 의료보험제 개혁이다. 만약 국내 저자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서 책을 쓴다면 닉 래곤만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만큼 이 책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역사적 관점을 갖게끔 도와주고 있다.
  13. 검열에 관한 검은 책

    글쓴이
    에마뉘엘 피라 저
    출판사
    알마
    평균
    별점 4(18)
    가격
    17,82010%
    프랑스와 벨기에 출신의 전문가들이 편한 《검열에 관한 검은책》(알마, 2012)은 서구의 검열사를 전통분야와 현대분야로 구분하여 상술하고 있고 검열 메커니즘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책이 말하는 검열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조치"를 가리키는 가장 포괄적인 의미다. 일반적으로 전통분야의 검열은 미풍양속, 권력, 종교에 의한 검열을 말하고, 현대분야의 검열은 건강, 인터넷, 시장의 법칙, 소수자 집단, 청소년에 대한 검열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14. 음모는 없다!

    글쓴이
    데이비드 에러너비치 저
    출판사
    시그마북스
    평균
    별점 5(1)
    가격
    16,20010%
    음모론은 무척 해롭다. 음모론은 우리의 역사관을 왜곡시켜 결국 현재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왜곡시킴으로써 널리 퍼지면 재난으로 이어질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온 장로 의정서》로 나치즘의 발호와 홀로코스트에 커다란 기여를 한 위작이다. 다시 말해서 날조된 음모론 이야기가 전쟁이나 종족말살의 역사적 비극을 조성하거나 합리화하는 손쉬운 구실이 된다. 이처럼 음모론의 역사에서 한 발짝만 더 나가면 곧바로 광기의 역사로 넘어가는 것이다.
  15. 소셜테이너

    글쓴이
    장윤선 저
    출판사
    오마이북
    평균
    별점 4(26)
    가격
    13,50010%
    내가 하드한 소셜테이너라고 부르고 싶은 이들은 배우 김여진과 가수 김장훈이 대표적이다. 김여진은 홍익대 청소노동자 해고 문제, 한진중공업 파업,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시위, 반값 등록금 시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사회운동가이고 김장훈은 독도 분쟁과 동해 표기 등의 외교적 사안을 국제 사회의 이슈로 만든 국제 활동가라 할 수 있다. 반면에 대부분의 여성 연예인들은 주로 환경운동이나 에너지 절약과 같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로하스적 뉘앙스가 강하다.
  16. 사랑하다 죽다

    글쓴이
    박종성 저
    출판사
    인간사랑
    평균
    별점 3(8)
    가격
    16,1505%
    저자가 강조하는 정사의 가장 뚜렷한 정의는 단지 "연애의 좌절과 사랑의 막힘을 죽음으로 푸는 과업"이거나 현실에 대한 "반이성적 일탈형식의 저항"으로 양분화된다. 글에서 얼핏 낭만적 의미의 정사를 예찬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정사를 저항의 미학으로 강조하는 데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정사가 과연 정치적 저항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있게 '정사는 정치적 저항이다'라는 명제를 말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한다. 책제목 '정사의 정치학'에 비춘다면 정치학적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
  17. 성격 심리학

    글쓴이
    알프레드 아들러 저
    출판사
    지식여행
    평균
    별점 4(16)
    가격
    11,4005%
    윤성규가 옮긴 《성격심리학》은 1927년에 출간된 알프레드 아들러의 대표작 《인간이해》에서 제2부 <성격론> 부분만을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역자는 이 책이 국내에 이미 완역본으로 출간된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인간이해》(일빛, 2009)라는 제목으로 라영균이 독어 원서에서 옮긴 완역판이 존재한다. 번역본이 다양한 일은 좋은 일이지만 괜찮은 완역본이 이미 나와 있는 상황에서 부분적인 가위질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역자의 지적 배경을 살펴보니 아들러의 편집된 일역본을 중역한 것 같다. 만약 가독성을 기존의 역서보다 높인 새로운 완역이라면 그나마 봐줄 만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솔직히 독자를 기만한 느낌이 든다. 독자의 안목과 지적 교양을 너무 가볍게 치부했다.
  18. 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글쓴이
    한기연 저
    출판사
    씨네21북스
    평균
    별점 4(44)
    가격
    11,70010%
    "불행하다는 느낌은 변화를 시도하라는 신호다." 상담심리전문가 한기연의 말이다. 작금의 한국 사회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보약같은 경구다. 동양 사회는 서양 사회와는 다른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다름 아니라 가족 공동체의 가치가 여전히 매우 중시되고 존중받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홀로서기나 심리적 독립도 중요하지만 전통적으로 우리는 가족의 질서를 지키고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는 가족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에 고통을 받고 있다. 예컨대 가족이 보금자리나 울타리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심리적인 갈등의 화약고인 경우도 있고, 부모라는 보호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자녀들이 사회적 미성숙의 상태에 정체되어 있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가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일 것이다.
  19.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

    글쓴이
    박노자 저
    출판사
    한겨레출판
    평균
    별점 4(14)
    가격
    11,70010%
    박노자는 국가의 실체를 직시하라고 충고한다. 박노자는 국가는 지배계급의 사무총국이며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부의 비국민, 즉 가난한 사람들을 조직적이고 대량으로 살해하는 기계라는 주장을 펼친다. 가령 쌍용 자동차 투쟁의 폭력적 진압이나 용산 참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처럼 국가는 시장주의적 민생파괴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20.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글쓴이
    인디고 연구소 편저
    출판사
    궁리출판
    평균
    별점 4(7)
    가격
    16,20010%
    재밌는 시리즈가 나올 것 같다. 이름하여 '공동선 총서'. 2008년에 결성된 공부 공동체 '인디고 연구소'에서 추진하는 사상가 인터뷰 시리즈다. 그런데 시리즈 첫타자가 바로 스탈린주의자 슬라보예 지젝이다. 오, 상당히 과감한 선택인데…. 물론 그의 해외에서 발행된 인터뷰집을 한 권 읽은 적이 있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처음 이루어진 지젝 인터뷰집이라서 기대가 된다. 어디 보자. 지젝에게서 '도래할 혁명'의 잠재성을 발견했기에 그를 첫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인디고 연구소가 말하는 혁명이란 "공동선을 향한 투쟁"을 의미하고, 공동선이란 "나의 좋음이 세상의 옳음과 맞닿는 곳에서 창조되는 무엇"이라고 정의한다. "차별과 배제의 높은 장벽을 넘어 서로의 손을 맞잡는 공동선을 향한 투쟁"이 나름의 이론을 가질 수 있다면 지젝의 것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아, 인디고 연구소가 그리고 있는 지젝이 내가 알고 있던 지젝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일종의 견해차이 아닐까 싶다. 10명이 지젝을 읽으면 서로 다른 10개의 얼굴을 지닌 지젝이 나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지젝의 사상을 가장 근접에서 다룬 책이지만 가장 깊이 다룬 책은 아니다.
  21. 논어

    글쓴이
    공자 저
    출판사
    글항아리
    평균
    별점 4(35)
    가격
    16,20010%
    휴머니스트 공자는 고독했다. 춘추시대 철저히 비주류로 살아갔기 때문이고 자신의 이상정치를 현실에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릇 학문을 추구하는 것은 정치를 통해 뜻을 펼치기 위해서다. 그러나 패도에 길들여진 제후들은 공자의 이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현명한 제후가 공자를 받아들여 그 도를 펼치게 했다면 《논어》라는 고전은 영영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논어》에는 공자의 매우 인간적인 면모가 솔직하게 그려진다. 공자의 편견과 아집, 희망과 기쁨, 분노와 슬픔, 쓸데없는 자존심과 탄식 등이 그대로 실려 있는 것이다. 나는 감히 공자 개인의 실패는 만인의 성공을 키우는 기름진 토양이 되었고, 공자 개인의 정치적 좌절은 만세에 길이 남을 사상적 축복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22. 뿌리깊은나무 해례본

    글쓴이
    이경민 저
    출판사
    소네트
    평균
    별점 4(10)
    가격
    14,40010%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세 가지 갈등의 축이 등장한다. 태종과 세종의 갈등, 왕권과 신권의 갈등, 한자와 한글의 갈등이 그러하다. 먼저 패도의 길을 걸어온 태종과 왕도의 길을 걸으려는 세종의 갈등에 대해 말해보자. 제도적 차원에서 보면 확실히 드라마에서 강조하듯 '태종의 조선 vs 세종의 조선'이라는 식으로 분별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 가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은 태종이 후계자 세종의 왕권강화를 위해 스스로 피비린내나는 '검'이 된 측면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 이경민의 말대로, 태종이 외척인 민씨 가문과 심씨 가문을 박살낸 것은 후계자인 세종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것이었다. 이는 대다수 역사학자들도 수긍하는 사실이다.
  23. 옥중서신 1

    글쓴이
    김대중 저
    출판사
    시대의창
    평균
    별점 5(1)
    가격
    19,80010%
    내가 보기에《옥중서신1》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서고》나 본회퍼의 《옥중서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작이다. 이 옥중서신의 모티브는 크게 정치신념, 종교신앙, 역사의식, 가족사랑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시기에 따라 책 내용은 세 장으로 구분된다. 제1장 '핍박 그리고 자유'는 1977년 진주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시기의 편지이고, 제2장 '못으로 쓴 메모'는 1978년 서울대병원에 수감중이던 때에 아내에게 보낸 메모, 제3장 '시대의 깃발'은 1980년부터 1982년까지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시절의 편지글이다.
  24. 경성천도

    글쓴이
    도요카와 젠요 저
    출판사
    다빈치북스
    평균
    별점 4(31)
    가격
    11,52010%
    저자는 책에서 크게 극동점거론, 경성천도론, 잘못된 도쿄 수도제 문제 이 세 주제를 언급한다. 저자는 일단 일본의 역사적·세계적 사명으로 동양평화의 보전, 동서문화의 융합, 동아시아 부원(富源)의 개발 이 세가지를 강조한다.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제국주의적 구상의 겉모습만 봐서는 아름다운 명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한국인이라면 동아시아 부원의 개발이 경제적 착취임을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팽창야욕의 이론과 구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점을 지닌다.
  25. 넘치는 뇌

    글쓴이
    토르켈 클링베르그 저
    출판사
    윌컴퍼니(WILLCOMPANY)
    평균
    별점 4(30)
    가격
    13,50010%
    스웨덴의 인지신경과학자 토르켈 클링베르그는 《넘치는 뇌》(윌컴퍼니, 2012)에서 인간의 주의력과 정보처리, 작업기억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멀티태스킹과 같은 디지털 작업환경이 우리의 뇌와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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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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