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의 그림책은 실망스럽지 않다. 항상 만족이다. 최근작인 <장수탕 선녀님>도 평범한 듯 특이한 책이다. 이 책은 말글과 인형사진이 모두 완벽하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의태어로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 살아있는 듯하다. 할멈의 표정과 호랑이의 표정은 또 얼마나 사실적인지. 반복되는 의태어에서는 우리말이 이렇게도 쓰여지는구나...이런 맛이 있구나, 새삼 감탄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우훗, 사실은 벌써 읽혔지만....여름방학 숙제에 독서신문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해서 제출했었다. 비록 채택되진 않았지만, 함께 책을 소리내어 읽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움직이게 붙이고 팥죽할멈에게 편지를 쓰는 동안 딸과 나는 이 책에 푹 빠졌었다. 겨울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이 생각나는 날, 팥죽 할멈이 팥을 일구어 팔팔팔 끓인 팥죽을 먹어보고싶다. 요새 유행인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 팥죽 할멈이 나온다면 ...꼭 착한 식당으로 채택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