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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후니

2011 내가 읽은 원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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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e Great Gatsby

    글쓴이
    F. 스콧 피츠제럴드 저
    출판사
    Penguin Books
    평균
    별점 4(20)
    가격
    6,30037%
    외곬수 사랑은 위험한 정열이다. 오로지 예전에 사랑했던 한 여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한 남자의 운명은 파국을 피할 길이 없는데, 그것은 또한 실패한 아메리칸 드림이기도 하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성취할 수는 없는 꿈. 그 견고한 꿈에 도전해서 거의 이루었다 싶을 때 찾아온 잔인한 운명에 무릎을 꿇고야 마는 캐츠비는 위대한 속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를 함부로 경멸하거나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는 어쩌면 우리가 마음 속 깊이 숨기고 있는 또다른 나의 분신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2.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 : An Inquiry Into Values

    글쓴이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저
    출판사
    HarperTorch
    평균
    별점 5(1)
    가격
    8,84015%
    미 중서부 대평원에서 굽이굽이 계곡을 거쳐 험준한 산으로 그리고 안개 자욱히 낀 서해안의 광활한 대양으로 이어지는 한 사내와 그 아들의 오토바이 여행담은 그 자체로 우리 삶에 관한 한 편의 우화이다. 정신병을 앓는 동안 잃어버리고 만 자신의 삶에 대한 기억을 되찾아가는 남자의 여행은 동시에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중대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모험이기도 해서, 오토바이에 함께 동승한 숱한 철학자들의 진지한 담론은 휙휙 지나가는 풍경보다도 훨씬 더 흥미롭게 독자의 시선과 생각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험의 끝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 아버지와 아들의 진실은 너무나 갑작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삶에 대한 우리의 의욕을 북돋운다.
  3. Solaris

    글쓴이
    스타니스와프 렘 저
    출판사
    Harper Voyager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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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27,05018%
    30년의 간격을 두고 두 거장(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와 스티븐 소더버그)에 의해서 영화화되어 널리 알려진 SF 걸작. 하지만 원작이 지니고 있는 만만치 않은 주제의식과 내용을 영상화화하는 데 있어서는 내노라하는 이 두 거장도 결국 실패했을 정도로 심오한 철학적 깊이와 뛰어난 문학적 향취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명작이다. 작품의 배경이 미래이고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한 행성 솔라리스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우주 정거장이라는 점에서 SF 문학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인간의 기억, 사랑, 정체성, 소통 등)과 시적인 묘사와 정밀한 서술 기법은 웬만한 본격문학을 능가하고 있다. 이런 작품이 우주시대가 본격화되기도 전인 1962년에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4. On the Road

    글쓴이
    Jack Kerouac
    출판사
    Penguin Books
    평균
    별점 4(1)
    가격
    8,00020%
    이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몇 차례에 걸친 미국 횡단 여행의 체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자전적 소설이다. 1950년대 미국의 비트 제네레이션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젊은이들의 여행 중에 벌어지는 엉뚱하고 소란스러운 온갖 사건들을 통하여 잘 보여주고 있는데, 그건 자유와 모험과 쾌락, 또는 자동차와 마약과 섹스이다. 하지만 50년도 더 된 이 오래된 소설이 단지 비트 제네레이션의 목소리만 대변하고 있지만은 않아 보인다.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길의 유혹에 이끌려서 끊임없이 길 위에 다시 서게 되는 당시 청춘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읽게 되는 것은 바로 그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던 젊은 시절 우리의 초상이니 말이다. 몹시 유쾌하면서도 우울함이 가득하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젊은이들의 좌충우돌 여행담은 청춘 시절에 누구나 한번은 겪었을 무모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5. Heart of Darkness/The Congo Diary

    글쓴이
    조셉 콘래드 저
    출판사
    Penguin Group
    평균
    별점 4(1)
    가격
    8,64020%
    작가가 젊은 시절 아프리카 콩고의 강을 항해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쓴 이 중편소설은 어느 비평가의 표현대로 어떤 '악몽'에 관한 기록이다. 아프리카의 음습한 정글에서 펼쳐지는 이 불길한 악몽에 등장하는 악령은 상아를 거래하는 상인인데, 몸통은 교묘히 숨기고 오직 그림자와 목소리로만 나타난다.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으나 속은 흑인보다도 더 시커멓고 어두운 그 상인의 이름은 제국주의 또는 문명이다. 이 야비한 백인은 요란한 총소리와 휘황한 물건들을 앞세워서 원주민들을 현혹하고 지배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이 만든 어둠의 심연에서 공포를 보면서 죽어갈 뿐이다. 그의 죽음이 악몽의 끝이라면 좋으련만 세기를 넘기고서도 악몽은 계속되고 있음은 우리 시대의 비극이다. 그게 이 책이 여전히 읽히는 이유일 것이다.
  6. The Appointment

    글쓴이
    헤르타 뮐러 저
    출판사
    Picador USA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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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21,36018%
    삶이 죽음의 그림자보다도 더 어두울 때 과연 무엇이 삶을 지탱해줄 수 있는가?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독재 정권 치하에서 마치 일개미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차마 삶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비인간적인 일상의 모습을 시적인 문장으로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이 소설은 끝내 아무 답을 주지 않는다. 사랑이라고도, 희망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런 흔한 말들로는 그들의 삶에 깃든 공포와, 배후에서 그 공포를 통제하고 있는 권력의 허위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이없는 혐의로 권력에 소환된 한 여공은 익숙한 악몽이 되어버린 이 삶을 어떻게 해서라도 뚫고 나가려고 하지만 끝내 좌절되고 만다. 한 정거장을 놓쳐 10분이 늦어버린 약속의 현장에서 그녀가 확인하는 진실은 너무도 슬프다.
  7. The Tin Drum

    글쓴이
    귄터 그라스 저
    출판사
    Houghton Mifflin Harcourt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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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37,03018%
    영원히 어린아이에 머물고자 하는 욕망에서 세 살 때 성장을 멈춘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 난쟁이 오스카는 말하자면 피터 팬이다. 하지만 그는 유년기가 제공하는 환상과 모험과 오락에서 일찌감치 추방당한 천사라는 점에서 피터 팬과는 정반대의 입장에 있다. 그래서 서른 살이 되어 회상해 보는 오스카 자신의 삶은 달콤하고 순진한 동화들로 채워져 있지 않고 욕망과 위선과 상처와 고통으로 가득 찬 어른들의 이야기들로 온통 얼룩져 있다. 어른들이 강요한 그 추악하고 비루한 현실과 2차 세계대전의 포연이 뒤덮은 병든 세계를 그는 시도때도 없이 양철북을 두드리고 때때로 유리창 깨뜨리는 비명을 지름으로써 힘겹게 통과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목격하는 세계의 치부와 그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되는 악행들은 실로 충격적이다. 소설 기법에 있어서도 포스트 모던을 선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세계문학사에 우뚝 서 있는 거인이라 부를 만하다. 비록 난쟁이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지만 말이다.
  8. Invisible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Picador USA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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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36,9700%
    유일한 진실이란 없다. 진실이란 어쩌면 거울에 비친 상과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거울 앞에 선 사람에 따라서 거울 표면에 비친 인물의 모습도 달라지듯이 진실은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제 각각일 터. 쉽게 보이지 않는 삶의 진실을 포착해서 글로 풀어내는 근대적 이야기 형식인 소설도 이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이 소설의 경우 1인칭, 2인칭, 3인칭으로 시점을 달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자도 여러 명이 등장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저마다 조금씩 파편으로만 손에 넣을 수밖에 없는, 보이지 않은 우리 삶의 진실을, 이 소설은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형식 차원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는 수작이다.
  9. The Land of Green Plums

    글쓴이
    헤르타 뮐러 저
    출판사
    Picador USA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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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2020%
    "우리가 입 다물고 있을 땐, 에드가는 말했다, 참을 수 없게 되고, 우리가 입을 열면 스스로를 조롱하게 되는 거지." 이 소설의 시작과 마지막에서 마주치게 되는 이 문장은 이 소설의 탄생 기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소설은, 루마니아 독재 정권이 강요한 참을 수 없는 치욕을 아버지로 하고 공포스러운 그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목숨을 부지한 부끄러움을 어머니로 삼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소설이 작가에게는 굴욕과 자기 모멸의 기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고요한 분노와 강인한 용기다. 마치 날짜를 비우고 쓴 일기처럼 짧게 짧게 끊어지면서도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문장들은 이미지가 풍부하고 밀도가 높아서 소설이 아니라 마치 산문시를 읽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10. The New York Trilogy

    글쓴이
    Paul Auster
    출판사
    Faber & Faber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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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16,03018%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중편 세 작품을 모아 놓은 이 뛰어난 소설집은 마치 맑은 날 대도시의 고층빌딩에 반사되어 비치는 현란한 이미지을 바라볼 때처럼 읽는 이로 하여금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환영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그 유리창 위를 흐르는 풍경 속에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는 서로 자리를 바꾸고, 어느 결에 하나가 되고, 마침내 유령들이 되기 때문이다. 지극히 포스트모던한 주제(정체성의 혼란, 자기구원과 파멸의 동시성 등)를 지극히 고전적인 소설 형식(탐정 소설)에 거의 완벽하게 담아낸 작가의 재능과 기량이 돋보인다.
  11. Moon Palace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Penguin Books
    평균
    별점 5(1)
    가격
    18,64020%
    고아란 어릴 때 부모를 모두 잃었다는 점에서 과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존재이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또한 과거에 대한 집착과 추구가 남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세 사람은 그런 점에서 공통적이다. "태양은 과거이고, 지구는 현재이며, 달은 미래이다" 라는 포춘 쿠키에 씌어진 경구와는 대조적으로, 그들이 달의 궁전에서 캐내는 것은 과거의 기억들이다. 그 기억들의 조합에 의해서 그믐달 어둠 속에 묻혀져 있던 그들의 혈연관계는 차츰 드러나기 시작하며, 바로 그때에서야 비로소 달은 보름달로 차오르면서 미래 쪽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리라.
  12. El hombre es un gran faisan en el mundo/ The Passport

    글쓴이
    Muller, Herta/ Solar, Juan Jose (TRN)
    출판사
    Santillana USA Pub Co Inc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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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17,08018%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패스포트는 단지 외국 여행을 위한 기본서류에 불과하겠지만 어떤 이들에겐 죽음으로부터 탈출을 보장하는 생명선이 되기도 한다. 그런 경우 패스포트를 발급받기 위한 노력은 가히 필사적일 수밖에 없을 터인데, 루마니아 공산 독재 치하에서 살고 있는 이 소설 속 주인공 가족들의 경우가 그러했다. 패스포트를 발급받기 위해 평생 피땀을 흘려 모은 재산을 뇌물로 바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의 순결까지도 희생시키는 주인공의 행동은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믿기지 않는 이런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는 것이 바로 역사다.
  13. The Book of Illusions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Henry Holt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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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34,19018%
    예술과 삶은 서로를 모방한다. 아니 단지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방한 바로 그 상대방이 되려고 한다. 모든 비극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1920년대 말, 미국 무성영화 시대의 끝자락에서 두각을 나타내다가 홀연히 사라져버린 한 코미디 배우겸 감독의 삶, 그리고 그의 기이한 일생을 추적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도 동시에 담고 있는 이 소설 역시 그래서 비극이다. 끝내 포기하지 못하고 자신의 불운한 삶을 영화라는 예술로 완성시키려 했던 한 남자의 꿈은, 그걸 지켜내려고 하는 남녀 주인공들의 치열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환상으로 끝나고 만다.
  14. In the Country of Last Things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Penguin USA
    평균
    별점 0(0)
    가격
    22,79018%
    오직 생존만이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되는 상황 하에서는 인간다움, 즉 휴머니티는 삶의 리스트에서 가장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는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만다. 행방불명이 된 오빠를 찾기 위해서 폐허가 된 어느 도시를 찾아간 이 소설의 화자 안나가 처하게 되는 상황이 바로 그랬다. 오빠를 찾기 위한 노력과 희망이 점차 사그라지면서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직 생존에만 목을 매게 된다. 그런 그녀가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아마도 그녀가 그 도시에서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을 잊지 않고 낱낱이 기억하는 것일 텐데, 이 소설은 그녀가 친구에게 써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그 어두운 기억들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페스트>나 <더 로드> 따위에서 보았던 대재앙이 닥친 묵시록적 세계에 너무나 익숙해 있는 우리로서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15. Traveling on One Leg

    글쓴이
    헤르타 뮐러 저
    출판사
    Northwestern University Press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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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39,89018%
    낯선 나라에서 새로 시작되는 삶이란 기쁨보다는 슬픔의 무게가 훨씬 많이 나간다. 자발적 이민자든 어쩔 수 없는 망명자든 그건 마찬가지다.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공산 독재 치하를 벗어나 자유 독일로 망명한 이후의 초창기 삶을 기록하고 있는 이 자전적 소설 역시 그래서 기쁨과 희망보다는 절망과 고통의 서사가 더 압도적이다. 낯선 나라에서는 누구나 다리 하나로 걸어가야 하는 여행자일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한쪽 다리도 차츰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지만 그 다리는 짧고 약해서 두 다리로 온전히 걸으면서도 절뚝거림을 숨기지 못한다.
  16. The Music of Chance

    글쓴이
    Paul Auster
    출판사
    Penguin Books
    평균
    별점 5(1)
    가격
    15,28020%
    우연과 운명의 어울림이 불협화음으로 나타날 때, 행운은 종종 불운의 씨앗이 된다. 알지도 못했던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 오래지 않아서 때이른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그 행운을 끝맺게 되는 것이 바로 그런 소치일 것이다. 행운을 제대로 감당해낼 수 있는 운명이란 따로 있는 것일까? 아니 행운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어쩌면 운명의 발명품이 아닐까? 그래서 스스로 공들여 만들어낸 행운이 아니라면 그다지도 쉽사리 불운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닐까? 믿기지 않는 행운의 행진곡을 도박으로 변주해서 음울한 불운의 장송곡으로 만들어버린 한 남자의 삶을 특유의 치밀한 문장으로 펼쳐보이고 있는 폴 오스터의 이 소설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들려온다.
  17. Leviathan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Penguin USA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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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25,64018%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은 삶에 대해서는 진실이겠지만 세상에 대해서는 오류다. 단호한 문장은 한 사람의 마음을 칼처럼 베어 그의 삶을 바꾸겠지만 부패한 세상의 환부를 도려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소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하여 자신의 삶을 문장에 바쳤으나 우연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그 한계를 깨닫고 펜을 버리고 칼을 집어들 수밖에 없었던 한 아니키스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결국 펜은 칼보다 강하지 않다는 전언을 담고 있는 셈인데, 놀랍게도 이 소설을 쓰면서 폴 오스터가 쥐고 있는 펜은 칼보다 강해 보인다.
  18. Mr. Vertigo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Penguin USA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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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29,5300%
    지혜롭고 엄격한 유대인 스승의 지도 아래 혹독한 훈련과 수련을 통해서 마침내 공중부양술을 익히게 된 한 어린 미국 소년의 성공과 좌절과 실패와 인생 유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다. 공중부양술을 익히는 수련 과정이 마치 중국의 무협지나 무술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스승과 제자 간의 관계를 연상시키지만 그 수련의 목적이 사회적 악의 징벌이나 개인적 복수의 차원에 있지 않고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물질적 측면에만 치우친 아메리칸 드림을 비꼬는 것 같기도 하다.
  19. Timbuktu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Picador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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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17,09018%
    제목만 보고서, 이 소설을 사하라 사막의 전설적인 오아시스 도시 툼북두를 공간적 배경 또는 소재로 삼은 일종의 환상적인 여행소설 쯤으로 여길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와는 전혀 다르다.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 것처럼, 이 소설은 한 마리 개를 화자로 등장시켜 개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생활해온 주인의 불운한 죽음 이후에 거리의 떠돌이 개 신세가 되어 좌충우돌 주인이 떠나간 곳(툼북두)을 향해 달려가는 개의 모험담이 안타깝고 때로는 눈물겹다.
  20. Oracle Night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출판사
    Henry Holt
    평균
    별점 4(2)
    가격
    32,76018%
    운명은 필연이라고 굳게 믿는 이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겠지만, 사람의 운명이란 전적으로 우연의 소산이다. 우리는 다만 그 무작위한 우연에 질서와 논리를 부여하기 위해 굳이 필연이라는 핑계를 갖다 붙이는 것일 뿐이다. 그것이 얼마나 어설픈 일인지는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폴 오스터의 이 소설은 우리의 삶을 조각하는 그 우연의 무자비한 힘과 심오한 미스터리를 겹겹의 이야기들로 감싸서 들려주고 있는 또 한 편의 수작이다. 우리가 태어난 밤에 내려진 그 어두운 신탁은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한낮의 햇빛을 이기지 못한다.
  21. The Brooklyn Follies

    글쓴이
    Paul Auster, Walter Futterweit
    출판사
    Henry Holt & Company
    평균
    별점 0(0)
    가격
    34,19018%
    사랑과 건강과 직장, 이 모든 것을 잃은 후 다만 조용히 죽기 위하여 어린 시절을 보낸 곳, 브루클린으로 돌아온 황혼의 사내.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그가 마주치게 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어졌던 조카를 만나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유쾌한 친구를 사귀게 되고, 또한 거의 의절했던 외동딸과 화해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온통 어리석은 행위들로 가득 차 있다고 여겼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000년 뉴욕 버전의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결코 어리석어 보이지 않은 인생에 대한 통찰이 곳곳에서 번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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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작성일
2011.1.28

댓글 1

  1. 대표사진

    Raphael

    작성일
    2012.2.10

    차단한 회원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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